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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이범기씨, 순교사화 다룬 첫 작품 남한산성 펴내 16.10.24
  •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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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이범기씨, 순교사화 다룬 첫 작품 '남한산성' 펴내

 

외동딸 잃은 슬픔 순교 성지 만화로 승화

 

 

- 국내 대표적 아동교육 만화가 솜씨로 순교사화를 그려낸 「남한산성」의 한 장면.

 

 

국내 아동교육만화 개척자인 만화가 이범기(스테파노, 67)씨가 남한산성 순교성지(경기도 광주시 중부면)에 깃든 순교사화를 다룬 만화 「남한산성」을 펴냈다.

 

「남한산성」은 50년 넘게 역사ㆍ인물ㆍ과학 아동만화를 그려온 이씨의 첫 순교만화인 데다 피아니스트 딸을 잃은 슬픔을 순교신심으로 승화한 작품이라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씨는 최근 "이 졸작이 한국 신앙선조의 순교혼을 전파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성지측에 1000권을 봉헌했다.

 

보통 3년치 일감을 쌓아놓고 밤낮없이 작업하는 이씨가 순교만화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촉망받는 피아니스트 외동딸 이수미애(소화데레사)의 갑작스런 죽음 때문이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국내 무대를 활기차게 누비던 딸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이씨는 모든 것을 잃은 듯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주위에서 "저러다 딸을 따라 (하늘나라에) 갈 것 같다"는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그때 이씨는 서울 근교 순교성지를 찾아다니면서 위로를 얻었다. 어느날 비 내리는 남한산성 순교성지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는 동안 목숨까지 바쳐 신앙을 증거한 선조들의 음성이 들려왔다. 장엄한 순교역사에 비해 성지안내 소책자가 너무 볼품없다는 걸 깨달은 것도 그때이다. 「남한산성」은 그렇게 해서 빛을 보게 됐다.

 

이씨는 순교성지 만화를 계속 그리겠다고 말한다. 벌써 무명 순교자들의 생매장터인 해미성지 작업에 들어갔다.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 등 순교자들의 신앙과 삶도 차근차근 엮어 봉헌할 계획이다. 이씨는 "아버지가 작업실에서 밤늦도록 순교만화를 그리고 있으면 하늘나라에서 딸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수환 추기경은 추천사에서 "「남한산성」은 순교자들의 위로에 힘입어 다시 일어선 이씨가 하느님이 주신 달란트로 순교혼을 전파하겠다고 결심한 이후 봉헌하는 첫 작품"이라며 "이씨 만화는 순교자들 정신을 현대인, 특히 어린이들에게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평화신문, 2005년 4월 3일, 김원철 기자]